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지부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신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행이 예금ㆍ대출ㆍ인터넷뱅킹 업무 등을 맡던 6개 콜센터 용역회사를 4개로 줄이기로 했다”며 “정규직은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콜센터 여성 상담사는 거리로 내모는 파렴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은행과 계약이 해지된 콜센터는 그린씨에스ㆍ제니엘로, 이들은 지난달 30일 소속 상담사 240명에게 '해고 예고 통지서'를 발송했다. 해고 사유는 직장폐쇄였다.
상담사들은 일방적 계약 해지를 ‘부당해고’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해고된 업체는 20여 년 동안 고용승계가 이뤄져 왔다”며 “20여 년 동안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겠다는 건 명백한 부당해고”라고 했다. 원청이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신규 하청업체가 고용승계를 하는 관행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2021년 원청업체가 청소 용역업체를 교체하더라도 근로자 전원을 고용승계하는 관행이 있었다면 신규 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해고 배경도 명확하지 않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국민은행 측은 상담사 콜 수가 줄어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대면 영업점이 줄어들어 콜센터 업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은행이 명확한 근거 없이 해고에 나섰다고 맞선다. 해고 당사자인 7년 차 상담사 이진씨는 “목이 터져라 상담을 해도 돌아오는 건 사업장 폐쇄로 인한 해고 예고 통지서”라며 “(국민은행이) 업계 1위를 하는 큰 기업이라 죽어라 일 시켜 먹은 직원을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계약이 해지된 두 업체는 ‘콜센터 상담사 처우 개선’ 활동에 앞장선 노조 조합원이 많은 회사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이 “노조 활동에 나선 업체를 솎아낸 것”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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